공적 1호, EBS 수능특강과 수능완성

공적 1호, EBS 수능특강과 수능완성 

이 두 종류의 책은 학원들과 강사들에게 공적 1호이다.

이 책들은 매년 새롭게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강사들의 입장에서는 매번 새롭게 강의를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그렇게 쉽지 않다. 강의 준비라는 것이 몇 번 분석해 봐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새롭게 나온 교재를 분석하고 그것으로 강의를 할 만큼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조금 빗나간 이야기지만, 그런 점에서 EBS에서 온라인 강의를 하는 선생님들은 참 대단하다. 여하튼, 그렇게 새롭게 강의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여간 불편한 책이 아니다. 

강사들의 입장에서야 재탕을 하고 삼탕을 하고 심지어 20년 전에 나온 교재에 약간의 변형을 가하여 강의를 하는 것이 너무 편하고 좋다. 그런데 이 EBS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은 되먹지가 않았다. 

학원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대형 학원들 중에는 교재를 직접 출판한다. 그리고 중소형 학원들 중에서는 소매 판매를 겸하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출판하는 쪽에서야 당연하게 EBS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은 직접적인 아픔인데, 소매 판매를 하고 있는 학원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물론 소매 판매가 불법은 아니다. 서점 간판을 달고 있지는 않지만 그들은 모두 소매 판매자로서 사업자 등록을 하여 영업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EBS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은 소매점 마진이 아주 박하다는 것이며, 역시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잘 나가는 책들은 다 그렇다. 지금은 없어졌을 것이라고 믿지만, 그런 책들은 마진 이외에 교재 채택비라는 것도 아예 없다. 그러니 학원에도 그들은 공적 1호일 수밖에 없다. 천기를 좀 누설하자면 교재에서 남기는 액수가 사실은 생각보다 대단히 크다. 

그렇다 보니, EBS의 두 교재는 연계 교재들이다. 지문이나 문제가 그대로 나든 안 나든, 출제에 있어서 무척이나 중요한 참고가 되는 교재이다.  물론 똑같은 지문이 출제되는 경우도 당연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원이나 강사들은 그 교재들을 폄하하기에 아주 바쁘다.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책이 너무 쉽다, 하위권 학생들에게는 책이 너무 어렵다, 중위권 학생들에게는 책이 너무 어렵거니 쉽다는 식이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똑같은 교재로 강의하는 강사들에게, 그리고 교재에서 남기지 않으면 어디에서 남기냐는 학원들의 입장에서 EBS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은 정말 나쁜 책이지만, 학생들에게는 전혀 그렇지가 않으니 문제이다. 

물론 상당한 마진을 포기하고 그 교재들로 강의를 할 수도 있을 것이나, 그렇게 하게 되면 EBS 온라인 선생님들과 경쟁 상태에 놓이게 된다. 한 곳은 무료이고 한 곳은 유료이다. 경쟁은 여기에서부터 성립하지 않는다.

다 좋은데, 제발 현실을 왜곡하지는 말자. EBS 교재가 그렇게 싫으면 더 좋은 교재를 만들어서 강의를 하면 된다. 몇 년씩 우려 먹지 말고, 새롭게 생각하고, 새롭게 만들어서 더 좋은 강의를 하는 것이 이 옳다. 하나의 교재라고 하더라도, 그 교재가 담고 있는 내용은 대단히 풍부하다. 그 풍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준비시키는 일은 언제나 중요하다.  

교과서가 있지만, 교과서를 위한 자습서도 있고, 또 자습서도 있지만, 교과서 강의도 있다. 다시금 말하건대, 다 좋은데, 학생들에게 거짓말은 하지 말자. EBS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은 매우 좋은 책이고, 무엇보다도 연계 교재이다. EBS 교재만 세 번, 네 번, 반복 심화해도 아주 좋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지금까지 참 많은 학생들을 가르쳐 왔는데, '책 많은 놈 치고 제대로 된 놈 없다'는 말은 결코 틀리지 않다.  수험생들에게 권하건대, 아직 늦지 않았다.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에 길이 있다.  일부 정직하지 못한 학원들과 강사들에게 농락 당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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