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가] 윤선도, '만흥' 전문 분석, 현대어 풀이와 문학적 분석 - [국어와 시험] 필수 고전시가

윤선도, '만흥', 현대어 풀이와 문학적 분석 

윤선도의 연시조 '만흥' 전문에 대한 현대어 풀이와 문학적 분석이다. 

'만흥'은 필수적인 작품이다. 
윤선도의 문학적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문학 교과서들이나 국어 교과서들에서도 많이 수록되어 있다. 어떤 과정의 시험에서든 출제 가능성이 크다. 현대어 풀이를 완전히 터득하고 문학적 분석을 자기 것으로 해야 한다. 

'만흥' 분석 

만흥 : 제1수

산수간(山水間) 바회 아래 띠집을 짓노라 하니 - 자연 속 바위 아래 초가집을 짓는다고 하니, 가난하지만 가난을 편안하게 받아들여 유유자적하겠다는 것이다. 안빈낙도(安貧樂道). 안분지족(安分知足).

그 모론 남들은 웃는다 하다마는 - 그 뜻을 모르는 남들은 웃는다고 하지만 - '남들'이란 세속적 가치에 매몰되어 있기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안빈낙도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여기에서 웃음은 냉소 혹은 조소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리고 하암의 뜻의는 내 분(分)인가 하노라. - 어리석고 촌스러운 나의 뜻으로는 그것이 내 분수인가 하노라. '어리고 하암'은 어리석고 촌스럽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화자 자신이 스스로를 ‘어리석고 촌스럽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중장에서 자신의 뜻을 모르는 남들이 자신을 두고 내리는 평가를 인용한 것이다. '그들이 나를 '어리석고 촌스럽다'고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평가하고 있는 내 뜻으로는 그것이야말로 내 분수인가 하노라'라는 뜻이다. 

문맥적으로 볼 때에 화자의 입장에서 ‘어리석고 촌스럽다’는 평가를 받아야 할 사람들은 사실 그들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어리고 햐암'을 반어적 의미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남의 평가나 생각을 그대로 인용하는 표현 방식은 그의 '견회요'에서도 나타난다.
'견회요'에 대해서는 윤선도, 견회요를 참고할 것. 

만흥 : 제2수

보리밥 픗나물을 알마초 머근 후(後)에 - 보리밥 풋나물을 알맞게 먹은 후에, 가난한 삶을 나타낸다. 단사표음(簞食瓢飮). 단표누항(簞瓢陋巷).

바횟긋 물가의 슬카지 노니노라. - 바위 끝 물가에서 실컷 노는구나. -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삶의 모습이다. 

그나믄 녀나믄 일이야 부럴 줄이 이시랴. - 그 나머지 여남은 일이야 부러워할 줄 있겠느냐.  '녀나믄 일'은 세속적인 일들, 즉 세속적 가치인 부귀공명을 뜻한다. 설의적 표현이다. 

만흥 : 제3수

잔 들고 혼자 안자 먼 뫼흘 바라보니 - 잔 들고 혼자 앉아 먼 산을 바라보니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옴이 이리하랴. - 그리워하던 임이 온다고 하더라도 반가움이 이렇겠느냐.
설의적 제시이다. 먼 산이 반갑다는 뜻이다. 

말씀도 우움도 아녀도 몯내 됴하하노라. - 말씀도 웃음도 아니해도 못내 좋아하노라. 먼 산이 말도 아니하고 웃지도 않지만 그 먼 산을 좋아한다는 의미이다. 의인화이다. 

산을 의인화하여 화자와 자연이 이심전심(以心傳心)의 심정으로 하나가 된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를 노래한 것으로, 자연에 몰입된 흥취를 느낄 수 있다고 평가한다. 

만흥 : 제4수

누고셔 삼공(三公)도곤 낫다 하더니 만승(萬乘)이 이만하랴. - 누군가가 [세속을 떠나 자연과 더불어 누리는 즐거움, 종장에서는 '임천한흥'으로 표현] 정승의 자리보다 낫다고 하더니 과연 제왕의 자리가 이러하겠느냐.  '삼공'은 정승의 자리. 정승은 대체로 세 명이었기 때문에 '삼정승'이라고 한다. '만승'는 제후를 의미할 때도 있고 임금을 의미할 경우도 있다. 설의적 제시이다. '삼공'과 '만승'은 결국 세속적인 부귀공명이다. 

이제로 헤어든 소부(巢父) 허유(許由)ㅣ 냑돗더라. - 이제 헤아려보니 보니 소부와 허유가 현명했더라.

소부와 허유는 중국 고사에 나오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세속을 등지고 자연에 은둔하여 즐거움을 누렸다. 어느 날, 요 임금이 허유에게 임금의 자리를 넘겨 주겠다고 하자, 허유는 당연히 거절하고 더러운 소리를 들었다고 하여, 냇물에 귀를 씻었다고 한다. 그때에 소부가 허유에게서 그 말을 듣고, 허유가 처신을 잘못해서 그런 소리를 들었다고 질책하였다. 그리고 나서 허유가 귀를 씻은 더러운 물을 자신의 소에게 먹일 수 없다고 하면서 소를 냇물의 상류로 끌고 올라 갔다고 한다.
결국 초장에 근거할 때에, 제왕의 자리를 마다한 소부와 허유의 선택이 현명했다는 판단이다.

'소부와 '허유'는 '삼공'과 '제왕'에 대하여 대조적이다. 

아마도 임천한흥(林泉閑興)을 비길 곳이 업세라. - 아마도 임천한흥을 비교할 데가 없구나. '임천한흥' 은 자연 속에서 누리는 즐거움을 의미한다. 

만흥 : 제5수

내 셩이 게으르더니 하날히 아라실샤, - 내 천성이 게으르더니 하늘이 아셨는지, 천성이 게으르다는 것은, 세속적인 일에 밝지 못하다, 또는 세속적인 부귀영화에 관심이 없다는 의미이다. 

인간만사(人間萬事)를 한 일도 아니 맛뎌, - 인간 세상의 온갖 일을 한 가지도 아니 맡기네, '인간'은 세속을 의미한다. 결국 벼슬길과 무관하게 자연에 묻혀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삶을 드러낸 것이다.

다만당 다토리 업슨 강산(江山)을 딕희라 하시도다. - 다만 [서로 차지하겠다고 ] 다투는 사람이 없는 강산을 지키라고 하시는구나.  '다토리 업슨' : '다투는 이', 즉 강산을 두고 서로 싸우는 사람들. 세속적인 가치에 집착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연에 오로지 부귀공명을 두고 다툰다는 인식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다만당' ; '다만'인데 ' 다만당'이라고 한 것은 종장의 첫 구가 3음절이어야 한다는 평시조의 규칙을 지키려 했기 때문이다. 

당시 갈등이 심했던 정치적 현실에 대한 화자의 염증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염증은 이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에 반영되어 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만흥 : 제6수

강산이 됴타한들 내 분(分)으로 누얻겠느냐. - 강산이 좋다고 한 들 내 분수로 누웠겠느냐. 뒤에서 분명해지겠지만,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할 수 있는 것도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임금의 은혜라는 인식이다.  설의적 제시. 

임군 은혜(恩惠)를 이제 더옥 아노이다. - 임금의 은혜를 이제야 더욱 알겠구나. 아무리 세속을 등지고 살아가는 삶이라고 하더라도, 임금에 대한 충(忠)은 사대부들에게 결코 부정할 수 없는 가치였다. 

아므리 갑고쟈 하야도 하올 일이 업세라. - 아무리 갚고자 한들 할 수 있는 일이 없구나.- 임금의 은혜를 갚고자 한다면 세속에서 벼슬길에 나아가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임금의 은혜로 누리고 있는 이러한 삶을 포기해야 하는 진퇴유곡(進退維谷)의 상황에 있다는 의미이다. 

정리와 부연

윤선도의 '만흥'은 강호한정가의 대표작이다.
윤선도의 작품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출제 가능성은 어떤 작품보다 크다. 
주제는 안빈낙도와 강호한정으로 집약할 수 있다. 
현대어 풀이와 함께 문학적 분석의 내용을 반드시 익혀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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