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동, '나비와 광장' - '국어와 시험' 출제 예상 작품

김규동, '나비와 광장', 출제 예상 작품 

들어가는 말 

김규동의 '바다와 나비'는 EBS 2023 수능완성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이다.
EBS 수능완성은 EBS 수능특강과 더불어 연계 교재이다.
연계 교재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바다와 나비'는 출제 가능성이 크다.
EBS 수능완성에서는 김기림의 '금붕어'와 엮여서 제시되었다. 
그것은 두 작품의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다. 두 작품 모두 모더니즘의 특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김기림의 '금붕어'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고하기 바란다.

'나비와 광장' 분석 

'나비와 광장' 1연 

현기증 나는 활주로의
최후의 절정에서 흰나비는
돌진의 방향을 잊어버리고
피 묻은 육체의 파편들을 굽어본다.

'활주로' : 현대 문명의 상징이다. 전쟁을 상징한다고 해석하는 입장도 있다. 그러나 문맥적으로 볼 때에 전쟁을 포함하여 현대 문명을 상징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뒤에서 보다 분명히 드러나겠지만 '활주로'는 삭막하고 황폐화된 현대 문명의 현실 공간이다.
'현기증 나는' : 현대 문명의 속성 중에서 빠른 속도를 나타낸다. 이와 같은 속도는 삶의 방향성을 상실하게 한다. 3행에서 '돌진의 방향을 잊어버리고'는 방향성의 상실을 나타낸다.
'흰나비' : 이 작품의 중심적 대상이다. 삭막하고 황폐한 가운데에서도 이상을 갈망하는 순수한 존재로 제시되어 있다. 
3행의 '돌진'은 이상을 향한 갈망을 표현한다.
'피 묻은 육체' : 현대 문명의 현실에 의해 갈망을 좌절 당한 흰나비이다. 주목할 것은 여기에서 '흰나비'는 자신의 그러한 모습을 '굽어 보'는, 말하자면 자의식을 가진 존재라는 것이다. 

'흰나비'라는 대상을 통해 현대 문명의 부정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우의적'이다. 
뒤에서 더 분명해지겠지만, 이 작품에서 시적 화자는 노출되어 있지 않으며, 시적 화자의 정서도 전혀 직접적으로 표출되어 있지 않다. 

이와 같은 우의적 표현은 이 '바다와 나비'의 모더니즘적 특성이다. 

'나비와 광장' 2연 

기계처럼 작열한 작은 심장을 축일
한 모금 샘물도 없는 허망한 광장에서
어린 나비의 안막을 차단하는 건
투명한 광선의 바다뿐이었기에

'허망한 광장' : '활주로'와 같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한 모금'의 '샘물'도 없는 '투명한 광선의 바다'인 삭막하고 황폐한 공간이다.  
현대 문명의 불모성을 상징한다. 
'작열한 심장' : '흰나비'의 심장이다. 현대 문명의 폭력성을 상징한다. 
'어린' : '흰나비'의 속성으로 '어린'을 드러낸 것은 그 순수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나비와 광장' 3연 

진공의 해안에서처럼 과묵(寡默)한 묘지 사이사이
숨가쁜 제트기의 백선과 이동하는 계절 속
불길처럼 일어나는 인광(燐光)의 조수에 밀려
이제 흰나비는 말없이 이즈러진 날개를 파닥거린다.

'과묵한 묘지', '숨가쁜 제트기의 백선', '불길처럼 일어나는 인광의 조수'는 모두 '활주로'와 같은 상징성을 띤다.  현대 문명의 속성을 드러내는 표현들이다. 
'과묵한 묘지'는 특히 현대 문명의 불모성을 상징한다.  
'진공의 해안'은 '과묵한 묘지'의 보조 관념이다. 
'흰나비'는 '날개를 파닥거린다' :  제1연의 '피묻은 육체의 파편'과 견주어 볼 때에, 흰나비가 절망에만 머물러 있지만은 않음을 나타낸다. 좌절 당한 가운데에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갈망을 움직임이다. 

'나비와 광장' 4연 

하얀 미래의 어느 지점에
아름다운 영토는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푸르른 활주로의 어느 지표에
화려한 희망은 피고 있는 것일까.

'하얀 미래' : '흰나비'가 갈망하는 미래의 시점이다. 
'아름다운 영토' : 그 이상적인 공간이다.
'푸르른 활주로' :  1연의 '현기증 나는 활주로'와 대조된다. '아름다운 영토'와 동질적이다. '푸르른'의 시각적 이미지는 생명성을 상징한다. 
'화려한 희망' : '흰나비'가 갈망하는 이상 세계를 집약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1~2행과, 3~4행은 대구적이다. 동일한 종결어미를 반복하고 있다. 

'나비와 광장' 5연 

신도 기적도 이미
승천하여 버린 지 오랜 유역
그 어느 마지막 종점을 향하여 흰나비는
또 한 번 스스로의 신화와 더불어 대결하여 본다. 

'신도 기적도 이미 승천하여 버린' : 더 이상 신에 의한 구원이나 기적도 기대할 수 없는 절망적인 현실을 드러낸다. 
'오랜 유역'은 현대 문명의 공간이다. 앞에서는 '활주로'에 의해 형상화되었다. 
'마지막 종점' : 4연에서 '화려한 희망'으로 제시되었던, '흰나비'가 갈망하는 세계이다. 
'스스로의 신화' : '흰 나비'가 가지고 있는 이상적 세계에 대한 믿음이다. 
'대결' : 현대 문명의 절망적 현실 속에서도 이상을 갈망하는 의지적 행위이다. 

'나비와 광장'의 모더니즘적 특성 

'나비와 광장'의 모더니즘적인 특성은 주제적인 면과 형식적인 면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소재적인 면에서도 모더니즘적이다. '활주로', '제트기' 등은 현대적인 소재들이다. 
주제적인 면에서 '나비와 광장'은 현대 문명에 대한 비판이라는 점에서 모더니즘적이다.
형식적인 면에서 '나비와 광장'은 시적 정서를 직접적으로 표출하지 않고 있다. '우의적'인 방법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환기하고 있다. 

'나비와 광장'의 거리 두기 

'나비와 광장'에서 시적 화자는 노출되어 있지 않다. 
말하자면, 시적 화자 자신의 경험과 정서를 표출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적 화자는 '흰나비'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과 그 내면을 관찰하여 제시하는 방식, 그리고 그것을 통하여 현대 문명의 부정성을 환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시적 화자는 현실과 대상에 대하여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것도 이 작품의 모더니즘적 특성이다.

'나비와 광장'에서의 '의지적 태도'와 '의지적 어조' 

'나비와 광장'에서 '흰나비'는 절망적인 현대 문명의 현실 속에서도 이상을 향한 의지적 태도 혹은 행동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분명히 할 것은 그와 같은 의지적 태도, 혹은 행동이 의지적 어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조'는 시적 화자의 태도가 반영된 말투인데, '나비와 광장'에서 시적 화자는 자신의 어떠한 태도도 말투를 통해 드러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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